결혼에 대한 단상 moment

사촌오빠가 굉장히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 신부 되시는 분이 나보다 어리다. 속도 위반도 아니었고, 결혼을 해야만 하는 상황도 아니었다. 백년 가약을 맺는 일을 이렇게 어린 나이에 빨리 결정을 하고 실행한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난 기분은 대체 어떨까?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게 뭘까?

내 나이는 결혼하기 이른 나이라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시집가는 모습을 가만 보고 있으면 나도 준비를 해야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동창들과 가끔 만나면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모두가 마치 짠 거처럼 하나같이 '나는 결혼 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을 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결혼하고 싶은 상대방을 만나보지 못했으니 그 마음이 어떤지 잘 모르겠어서, 상대방에 대한 강한 확신이 들면 결혼을 결심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들처럼 당당하게 '하지 않겠다.'는 말이 섣불리 나오지 않는다.

결혼은 어떻게 보면 일종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일평생 그 책임을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니. 잘 모르겠다. 결혼에 관련해서는. 머릿속이 온통 복잡해져서, 답답하기도 하고.



스물셋이란 나이. 참 아프고 나쁜 나이다. 청춘의 한 가운데에 서서 한 겨울의 찬바람을 맞는 나이. 수없이 주저앉아 울고 싶어도 어리다는 이유로 위로의 말 한 번 못 듣는 나이. 내 안에 있는 꽃은 언제쯤 피게 될까. 나는 느리고 더딘 게 무섭다.



잘나가는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거, 정말 강인한 멘탈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걸 느꼈다. 그들의 수입을 두 눈으로 톡톡히 확인하면서도 스스로와 비교하지 않는 건 대단한 자존감이다. 사는 게 힘들어서 그런가, 열등감이 더 하늘을 치솟는 중. 요즘은 그들에게 주는 관심마저도 사치처럼 느껴진다. 덕질도 마음의 여유 없이는 절대 못하는 거라.



23년 간 내가 풀지 못한 것; 스스로에 솔직하지 못했다.







삶의 자취가 쌓여 그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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